안철수가 걸어가야 할 길
큰 바위 얼굴이라는 글이 있죠. 모르는 분을 위해 간략히 줄거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.
어느 마을에 사람 얼굴 모양을 한 커다란 바위가 있습니다. 마을 사람들은 큰 바위 얼굴을 보고 자랐고 예전부터 그런 예언이 마을에 내려왔습니다. "언젠가 큰 바위 얼굴 와 똑같은 얼굴을 한 자가 나타나서 기품과 장엄함, 부드러움과 지혜를 골고루 갖춘 위대한 자가 될 것이다."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언젠가 그런 인물이 나타날 것이라 늘 생각하며 지냈습니다. 골짜기 마을에 살고 있는 어니스트란 소년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늘 큰 바위 얼굴을 보면서 위대한 인물이 나타나길 기대했고 또 자신은 큰 바위 얼굴을 보며 겸손함과 온화함을 배우며 자랐습니다.
어느 날 마을 출신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하는 데 성공한 상인이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. 마을 사람들은 모두 모여 상인이 오는 곳으로 몰려갔습니다. 왜냐하면 그들이 애타게 기다리면 큰 바위 얼굴을 한 사람일 거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. 사람들은 상인을 보며 한 마디씩 말을 했습니다. 하지만 어니스트가 보기에 그는 큰 바위 얼굴이 아니었습니다. 왜냐하면 큰 바위 얼굴은 얼굴에 너그러움과 기품이 있지만 상인의 눈은 탐욕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. 어니스트는 실망했습니다.
시간이 흘러 어니스트는 청년이 되었습니다. 그는 늘 부지런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했습니다. 그러던 어느 날 이번에는 마을 출신의 유명한 장군이 마을을 찾아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. 사람들은 다시 기대에 부풀어 장군이 오는 곳으로 몰려갔습니다. 물론 어니스트도 함께 갔습니다. 유명한 장군의 얼굴은 본 사람들은 저마다 한 마디씩 했습니다. 그중에는 큰 바위 얼굴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어니스트가 보기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. 장군의 얼굴에 굳센 기운과 의지는 있었지만 큰 바위 얼굴과 같은 온화함과 지혜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. 어니스트는 또 한 번 실망했습니다.
이번에는 마을 출신으로 출세한 정치인이 온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. 어니스트와 마을 사람들은 다시 한번 기대에 차올라 정치인을 기다렸습니다. 그러나 어니스트는 또 실망하고 말았습니다. 정치인의 얼굴은 권력과 명예를 향한 탐욕만이 가득할 뿐 기품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.
시간이 흘러 어니스트는 중년을 지나 노인이 되었습니다. 그러나 그 세월이 흐르도록 큰 바위 얼굴을 한 위대한 자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. 어니스트는 매일 큰 바위 얼굴을 보며 겸손함과 지혜를 갖추기 위해 노력했습니다. 마을 사람들은 그런 어니스트를 존경했습니다.
어느 날 마을 출신의 시인이 돌아왔습니다. 그는 어니스트에 관한 소문을 듣고 어니스트를 찾아갔습니다. 어니스트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. 그 순간 시인은 깨달았습니다. 어니스트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의 모습을 하고 있다느 사실을요. 시인은 놀라서 소리쳤습니다. "큰 바위 얼굴이다! 큰 바위 얼굴이 나타났다! 여러분 어니스트가 바로 큰 바위 얼굴이에요." 사람들은 그제야 어니스트를 바라보았습니다. 어니스트의 얼굴은 정말 큰 바위 얼굴 그 자체였던 것입니다. 그들이 예언 속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겸손함, 지혜, 기품, 온화함을 갖춘 큰 바위 얼굴은 바로 그들의 곁에 있었습니다.
만약 안철수 후보가 대통령이 되는 날이 온다면 대한민국의 큰 바위 얼굴이 아닐까 합니다. 서울대 의대 출신의 성공한 기업가, 경영학 학위 취득, 흠잡을 곳 없는 도덕성, 뭐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는데 정치권에서 큰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. 안철수 후보가 저평가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보았습니다. 어눌한 말투, 정치 경력에서 보여준 우유부단함, 부족한 세력 등이 있습니다. 제목을 안철수와 큰 바위 얼굴이라 한 이유는 안철수가 추구해야 할 길이 큰 바위 얼굴과 같은 길이기 때문입니다. 누가 자신을 알아주지 않았다고 자책하지 말고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야 합니다. 그러면 언젠가 사람들이 큰 바위 얼굴이라고 여길 것입니다. 물론 끝까지 사람들이 알아주지 못할지도 모릅니다. 그래도 언젠가는 역사 속에서 큰 바위 얼굴로 기록될 것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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